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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맛/제주의일식

식당리뷰를 하려다 수필을 쓰다, 제주시 돈까스 맛집 "포쉬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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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리뷰를 하려다 수필을 쓰다, 제주시 돈까스 맛집 "포쉬노쉬"

제목에서 말했듯이 오늘 식당 리뷰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쓰게 됩니다. 그냥 일반적인 소소한 식당에서 받은 감동이 너무 커서일까요? 암튼 너무 거창한 제목으로 글을 시작하지만 제 리뷰를 읽고 나시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실 거예요^^ 오늘은 글이 조금 깁니다. 식당 리뷰보단 궁상맞은 저의 에세이라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그럼 소개하겠습니다.

 

포쉬노쉬 가계 건물. 보라색 간판이 보임.
포쉬노쉬 가계 건물.

 

 

1. 식당정보.

 

1) 식당명 : 포쉬노쉬
2) 주소 : 제주시 이도이동 1173-19
3) TEL :  064-725-0931
4) 추천메뉴 : 안심돈까스(13,000원) 
5) 운영시간 : 11시 30분 ~ 20시 30분
6) 휴무일 : 일요일
7) 혼밥편의성 : 좋음(혼밥좌석 따로 있고 혼밥 하기 좋음 /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심)
8) 주차편의성 : 나쁨 [시청 부근이라 주차공간이 거의 없음. 시청 주차장이나 근처에 있는 제주벤처마루(유료) 지하주차장 이용바람]
9) 웨이팅편의성 : 좋음(특별히 웨이팅 없음)
10) 방문일시 :  2024년 04월 01일

 

 

 2. 방문후기.

 

제주가 좋아 제주로 내려온 지도 어언 5년이 다 되어 갑니다. 요즘 제주 살이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나 인터넷 글들을 보면 90% 이상이 제주 살이의 불편함이나 실패에 대한 경험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요, 저는 처음 이곳에서의 삶을 시작할 때부터 자리 잡는 대로 제주시를 벗어난 한적한 시골 동네에 살기로 마음먹었던지라, 그러한 문제점이나 불편함은 아무런 장애요소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제주시에서의 답답함을 벗어나고자 2년 정도 자리 잡은 후에 바로 지금 사는 저지리 근처로 옮겼습니다. 당연히 이쪽은 제주시나 서귀포시에서도 1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라 시내 쪽으로 나갈 일이 드물어서, 시에 나갈 때에는 꼭 거기서 해야 할 일이 아니면 웬만해선 나가지 않습니다만, 마침 오늘이 그 꼭 필요한 일을 해야 하는 날이라 모처럼 제주시내로 나가게 되었어요. 차후에 한번 제주 살이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한 저의 솔직한 경험담도 한번 올려볼까 하네요.

의례 제주시에 갈 때면 항상 점심 먹을 장소를 일상 루틴처럼 기존에 검색 후 방문했던 혼밥집들을 가는데, 오늘은 왠지 이전에 방문했던 식당들보단 새로운 식당을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에게 한 끼 식사는 끼니를 해결하는 장소이자 블로거로써 당연한 리뷰를 위한 장소 선택의 의미도 있기에 꼼꼼히 다른 분들의 후기와 위치등을 검색했어요. 사실 저도 블로그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초기에는 식당 리뷰를 위해서 좀 더 화려하고 소위 말하는 인스타 감성 뿜뿜 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쓰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도대체 내가 왜 글을 쓰기 시작했지 하는 근본적인 의문과 함께 약간의 자괴감도 생기더군요.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 제주에 오면 꼭 알아둘 만한 동네노포 맛집이나 최근에 생겼지만 가성비나 맛, 그리고 서비스가 훌륭한 그런 집들을 소개해 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가끔은 좀 화려한 곳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그런 곳들 중에 당연하게도 혼밥이 가능한 식당들은 드물어서 더더욱 소박하고 맛있는 집들을 찾게 되더군요. 그렇게 검색하고 찾아간 집이 바로 오늘 소개할 "포쉬노쉬"였어요. 제가 오늘 일을 봐야 했던 곳이 제주시청 근처였는데, 이 집이 바로 시청 근처에 있었어요. 이렇게 시내 한 복판에 있는 가계는 아무리 도민 맛집이라도 조금 꺼리긴 했지만 딱히 근처에 눈에 띄는 식당도 없어서 일단 리뷰를 살펴봤습니다. 첨 리뷰를 찾아볼 때는 별다른 특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맛집 정보 중 제일 중요한 맛이 없다는 평은 없어서 일단 안심했고, 조금 색다른 소스에 주인이 친절하다는 평과 함께 혼밥 바 좌석이 따로 있다는 걸 보고는 여기다 하고 결정했습니다. 일을 마치자마자 손님 몰리기 전에 식사하고 나오자는 급한 마음에 11시 조금 전에 방문했는데 그런데 알고 보니 11시 반이 오픈이었어요. 문이 열려 있어서 들어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11시 반이 오픈이라고 하셨어요. 아차 싶어 30분을 어떻게 보내나 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오늘은 단체 손님들 때문에 문을 조금 일찍 열어 놓았다고 하시면서 앉으라고 하시더군요. 한눈에 봐도 단체 주문 요리 하시는라 정신없어 보였는데 앉으라고 해서 다행이다 하고 일단 자리에 앉았습니다만, 그래도 혹시 많이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차에, 앉자마자 오픈 시간 30분 전인데도 바로 주문을 받아 주시더군요. 바쁜 와중에도 주문을 받아주셔서 고맙기도 하고해서 돈까스에 소스카레까지 추가해 주문했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집이 아주 극강의 가성비 맛집은 아닙니다.(메뉴 가격은 사진을 참조해 주세요)

주문을 하고 식당을 둘러보니 깔끔하고 위생적인 오픈형 주방이 보였고, 전형적인 동네 돈까스 집 분위기에 아기자기한 데코를 한 소소한 식당 그 자체였습니다. 혹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를 보신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바로 거기에 나오는 일본의 동네 가정식 식당 분위기라고 하면 딱 맞을 만한 분위기였어요. 그리고 나오는 돈까스도 거의 그와 유사한 느낌의 상차림이었습니다. 우선 저의 주문은 안심돈까스에 카레를 추가했는데, 돈까스의 익힘 정도(요즘 유행인 고기 중앙에 분홍빛)가 적당했고요, 넉넉한 양배추 샐러드며 미소국을 대신한 씨래기국도 너무 좋았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 집 소스 중에 들기름이 있었는데 이 들기름을 스포이드 병에 넣어 놓았어요. 그래서 고기 위에 한 방울씩 떨어뜨린 다음 소금 간을 해서 먹는데 그 맛이 너무 좋았습니다. 뭐랄까 아주 잘 익은 삼겹살을 기름장에 찍어먹는 맛이랄까! 아무튼 다른 곳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있고 신선한 조합이 저를 기분 좋게 해 주더군요. 그리고 제주의 다른 돈까스집 중에도 가끔 나오는 새우젓을 소스로 주셨는데 이것도 느끼함을 싹 잡아줘서 좋았습니다. 이 두 가지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일반 돈까스 소스는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하지만 오늘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게 된 것은 이런 맛있는 식사가 아닌 이곳 사장님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다른 분들  리뷰에서도 친절하다는 평은 있었지만 뭐 얼마나 대수일까 생각했는데, 첨 오픈 시간 전 바쁠 때 찾아갔을 때부터 시작해 식사 중간, 그리고 식사 마친 후에 보여준 사장님의 손님에 대한 태도를 보면서, 장사하시는 분들에 대한 저의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식당을 간다고 하는 것은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함이지만, 정작 식사를 하면서 맛 외적인 요소들로 인하여 망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의례 장사가 잘되는 식당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손님들에게 소홀히 하거나 불친절한 경우, 영세한 식당의 경우 가성비나 맛은 좋지만 위생이 걱정되는 경우, 여러 가지 식사 외적인 요소가 오히려 식사 자체를 망치게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너무 과도한 친절로 인해 오히려 불편해지는 경우도 가끔은 있죠(사실 요즘 그런 식당들을 보기는 진짜 힘들지만....) 그런 점에서 이 집은 우리가 한 끼 식사를 한다는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현대인에게 한 끼 식사란 단순히 한 끼 때운다는 의미보단 짧지만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는 의미도 되는데, 이곳은 그런 소중한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일찍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나 식사 중 필요한 건 없는지 어떻게 먹으면 맛있게 즐길 수 있는지를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 주시는 걸 보면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배려는 저런 것이구나를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감동한 것은 제가 혼밥을 주로 하는 걸 눈치채셨는지, 계산하고 나올 때 다음에 혹시라도 메인 식사시간에 올 경우 미리 전화하면 나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놓겠다고 하시면서 혼밥메뉴로 뭐가 좋은지까지 알려 주시는 거였어요. 이 모든 배려가 전혀 불편하지 않게 신경 써서 해주시는 걸 보면서 정말 감동했습니다. 물론 식당의 청결함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좋은 리뷰를 쓰면 혹시라도 제가 이 집주인분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나 하고 생각하실지 몰라 밝혀둡니다만, 저는 오늘 방문 전까지 이곳 주인분과 전혀 일면식도 없는 그냥 하루 방문한 손님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오늘 식당리뷰 하나 하면서 이렇게 수다를 떠는 것은 꼭 이 집주인분의 친절함만을 말씀드리고자 하기보단 요즘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살벌해지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이런 작지만 세심한 배려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서입니다. 요즘의 대한민국을 보면 정말 사회 자체가 너무 슬퍼집니다. 작은 식당 주인분의 삶의 태도를 보며 저 자신을 돌아보는 하루가 되었네요.

솔직히 이 집 돈까스 맛이 제가 지금껏 먹어 본 돈까스 중 최고의 돈까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한번 가 본 집들 중 선택하라면 전 이 집으로 갈 거 같습니다. 오늘 쓸데없이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공연히 동네에서 오손도손 장사 잘하고 계셨는데 제 글로 인해 또 너무 바빠지시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만, 아직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얼마 안돼 그나마 다행???!!!이네요^^ 오늘은 사장님의 미소도 맛나고 음식맛도 좋은 제주시 돈까스 맛집 "포쉬노쉬"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 이 집의 한 가지 불편한 점은 주차공간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시청이 바로 옆이라 거기에 주차해도 되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주시청이 건물도 오래되고 주차장이 협소해 거의 항상 만차입니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제주벤처마루" 건물을 검색해 보시고 거기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유료이지만 주차 요금이 꽤 저렴합니다. 참고하세요.

 

 

3. 식당내부 및 주변전경.

 

혼밥 바 좌석 모습.
제가 앉은 혼밥 바 좌석.

 

 

깔끔하고 위생적인 오픈형 주방.
그냥 봐도 위생적이고 껄끔한 오픈형 주방.

 

 

분위기 좋은 식당 전체 모습.
식당 전체 모습. 식당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벽면을 장식한 에쁜 식기류들.
벽면을 장식한 에쁜 식기류들.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일본 주택가 어느 한 식당 같은 분위기.
일본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 나온 일본 주택가 어느 식당 같은 분위기.

 

 

메뉴판.
메뉴판.

 

 

주문한 안심카츠. 익힘 정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주문한 안심카츠. 익힘 정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요즘 유행인 선홍빛 돈까스 모습.
요즘 유행인 선홍빛 돈까스 모습.

 

 

푸짐하게 놓여 있는 양배추 샐러드 모습.
꽤 양이 많았던 양배추 샐러드.

 

 

스포이드 병에 담긴 들기름.
스포이드 병에 담긴 들기름.

 

 

소스로 나온 새우젓과 고추냉이.
소스로 나온 새우젓과 고추냉이.

 

 

스포이드로 들기름 떨어뜨리는 모습.
이렇게 스포이드로 몇 방울 떨어뜨려서....

 

 

들기름 위에 뿌려진 소금.
소금을 올려 먹습니다.

 

 

추가로 주문한 카레.
추가로 주문한 카레.

 

 

카레에 밥을 말은 모습.
남은 밥을 카레에 넣어서 야무지게 마무리 했습니다^^ 카레 또한 간간한게 너무 맛있었어요^^

 

 

식사 후 근처 신상공원에서 찍은 벚꽃.
식사 후 근처 신상공원에서 찍은 벚꽃.

 

 

만개한 신상공원의 벚꽃 모습
제주는 이제야 벚꽃이 만개하네요^^

 

 

4.  찾아가는 길 

 

1) 식당위치 : 포쉬노쉬 / 제주시 이도이동 1173-19

 

 

 

 

2) 주차장소 : 제주벤처마루 / 제주시 중앙로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