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선 쪽 두루치기가 아주 맛있다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혼잡 한 시간 때에 혼밥 하면서 눈치 보는 걸 싫어해서 평소 하던 대로 식당 문 여는 시간 맞춰서 찾아갔는데, 아뿔싸! 1인분은 안 되는 걸 몰랐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돌아서려는데 은혜스럽게도 주인아주머니께서 아직은 손님이 없으니 1인분을 해주신다고 하시더군요. 장장 1시간 이상을 달려가서 그냥 돌아올 뻔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암튼 친절한 배려 덕분에 1인분을 주문하고 기대에 찬 맘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아주머니께서 두루치기를 내어 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먹을 만큼 팬에 덜어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응? 이게 무슨 소린가 했는데 먹고 싶은 만큼 먹으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라면 이럴 경우 아주 좋아하겠지만, 평소 먹는 양이 적은 저로써는 사실 약간 난감했습니다. 혹여나 적은 양을 먹으면 성의를 무시하는 것처럼 느끼실까 봐 조금 먹고 더 먹겠습니다 하고 굽기 시작했습니다. 제주 두루치기를 많이 드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집은 전형적인 제주 식 두루치기 집입니다. 제주 식 두루치기란, 제육 고기와 더불어 콩나물, 파채, 무채, 상추 등 각종 야채들을 함께 넣고 볶아서 먹는 걸 말하는데요 이 집은 고기양뿐만 아니라 야채의 양도 상당했습니다. 그런데 참 사람의 입맛이란 게 이상한 것이, 분명 이 집 리뷰들을 살펴봤을 때 호불호 없이 거의 모든 리뷰가 다 맛있다고 했는데, 제 입맛에는 그렇게까지 맛있게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두루치기 맛이 뭐 특별한 게 있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제게 일반적인 제주 식 두루치기와 다른 뭔가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대체 다른 분들은 어떤 점이 그렇게 극 찬할 정도로 맛있었을까요? 참고로 이 집이 아주 맛이 없다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닙니다. 육지 두루치기에서 맛보지 못하는 독특함은 분명 있고 맛 또한 나쁘지 않습니다만, 단지 제가 1시간 이상을 달려가서 먹고 올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는 거죠. 그래도 표선 쪽에서 제주 식 두루치기 맛보고 싶으신 분들께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선택지는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