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주에 정착할 때가 2019년 말, 팬데믹이 막 시작되기 직전이었습니다. 현재의 인류가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초유의 사태를 경험해서인지, 사람들도 페닉에 빠져서 모두 정지가 된 시절이었죠. 제주도 당연히 그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어졌고, 그에 따라 제주 경제도 완전히 얼어붙어 버렸습니다. 공항은 마치 세기말 좀비 영화에나 나올 정도로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질 않았고, 유명한 제주 관광지도 사람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었습니다. 이때만 해도 우리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요즘 드디어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하네요. 그런데 펜데믹으로 인해 제주는 육지와는 전혀 다른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요. 그것은 바로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린다는 거예요. 사실 팬대믹 이전에도 제주는 국내 여행 선호도 1위였던 지역이었는데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그 수요가 모두 제주로 몰려, 펜데믹 이전보다 오히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든다는 점입니다. 제주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면 지역 경제에 도움도 되고 좋은 거 아니냐고 반문하시겠지요? 물론 당연히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로 인해 좋지 않은 다른 것들도 함께 따라 들어온다는 거죠. 일단 관광객들의 수준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고 우리네 이웃 국가 관광객? 들이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불법 쓰레기 투기, 자연훼손, 불법주차, 민생치안등 여러 가지 문제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제주 시 관광과 직원은 아니지만 제주를 사랑하는 한 명으로써 관광 오시는 분들은 이러한 점을 항상 상기하시고 관광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금오름도 바로 이러한 문제들로 요즘 몸살을 앓고 있는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인데요, 제자 첨 여기 왔을 때는 이렇게까지 핫 한 장소가 아니었는데 2년여 전부터 갑자기 사람들의 발길이 급격하게 늘어난 장소 중 하나입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모 방송에 유명 가수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 후 그렇게 됐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너무도 갑작스레 유명해져서 저도 놀랐네요. 유명세를 타기 전에는 저도 가볍게 산책하듯이 올랐는데, 요즘에는 아침 이른 시간이 아니면, 몰려드는 사람들과 차들로 엄두도 못 넬 지경입니다. 그래서 이날도 그 멋지다는 금오름의 일몰은 포기하고 아침 일찍 한라산 쪽 일출을 보기 위해 올랐습니다. 제 생각이 맞았는지 비록 일몰은 아니지만 아침의 일출도 충분히 멋지더군요. 물론 아침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많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오름은 정상 부근까지 길이 잘 닦여 있어서 숨은 조금 차긴 하지만 불편하게 오르지 않아서 좋습니다. 항상 보아 왔던 풍경이지만 제주 서쪽을 대표하는 오름인 만큼, 정상에서의 전경은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제가 주변에 금오름 못지않은 오름들을 여럿 소개했지만, 그래도 금오름이 이름값은 하는 거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곳에 방문하시려면, 아침 이른 시간이 그래도 한적하게 오르실 수 있고요, 그래도 붐비는 시간대에 오시려면, 차라리 모든 걸 감수하고 날씨 좋은 날 일몰 시간 맞춰서 오시면 그 유명한 금오름의 일몰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참고로 펜데믹 직전 공항사진도 첨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