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연출한 몽환적인 느낌의 따라비오름
제주 억새로 유명한 오름 중 이 오름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워낙에 유명한 오름이어서 아침시간에도 사람이 많지 않을까 했는데 다행히 사람들이 없어서 조용히 혼자서 등반할 수 있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제가 도착한 날 아침에 약간의 안개가 있어서 좀 걱정도 됐지만, 오히려 그 안개가 신비하고도 환상적인 풍경을 절묘하게 만들어 주어서 더 좋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약간 몽환적인 느낌도 나고 또 일출이 뿜어내는 아우라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어요. 비록 시작부터 길을 잘못 들어(첨 가시는 분은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름길인 직각 능선을 오르는 바람에 저질 체력인 제가 초주검에 이르렀지만 정성에서 바라본 풍경은 그 모든 시름을 잊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정상에는 역시나 저보다도 부지런한 등반객들이 벌써 자리 잡고 도란도란 얘기들을 나누시고 계시더군요.
인터넷상에서 이 오름이 분화구를 중심으로 그 안쪽으로 억새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도 많은 억새들이 군집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 정상 능선을 따라서 여러 개의 전망 포인트들이 있었는데요, 한 3군데 포인트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조망을 이루고 있어서 보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암튼 이곳도 너무나 아름다운 오름인 건 분명하네요!
끝으로 아까 말씀드린 오름 입구에서 고생하지 않으시려면 오름을 정면으로 보고 왼쪽으로 올라가셔야 그나마 편하게 오르실 수 있답니다. 반대쪽 숲으로 보이는 길은 난이도가 좀 있으니 주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