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화려한 아끈 다랑쉬 오름
요즘 제주에도 2차 팬데믹으로 인하여 하루하루가 살얼음 판입니다. 연초에도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요즘 그때보다 훨씬 심각해지고 있네요. 아시다시피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바이러스가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육지와는 비교가 힘들 정도로 파괴적이기 때문에 지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저도 사실 오늘 글을 올릴까 말까 고심하다가 제 사진으로나마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맘으로 올려봅니다. 부디 당분간은 그냥 제 블로그 사진이 아니더라도 다른 분의 더 멋진 사진으로 위안 삼으시고 제주는 지금의 확산 추세가 조금이라도 꺾이면 그때 오셔서 맘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워낙 저질인 체력 탓에 다랑쉬오름은 포기하고 오늘도 쉬운 오름을 택했네요. 아끈 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데요, 네비에 따라 아끈 다랑쉬오름이 안 나오는 네비도 있으니 그냥 다랑쉬오름 주차장을 치고 오시면 오실 수 있습니다. 아마도 아끈 다랑쉬오름은 사유지라서 그런 거 같기도 하네요.
다랑쉬오름을 뒤로하고 이정표를 따라 진입하면 평지를 좀 지나서 가파른 길이 정상까지 이어지지만, 고작 5~10분만 올라가면 바로 정상 부근까지 도달하니 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길이 가파르니 만만하게 보고 급하게 오르시면 꽤 숨이 차니 조심하세요. 오르는 중간에 반대편 다랑쉬오름을 보니 높이가 아끈 다랑쉬 오름의 세배 정도는 돼 보이는군요^^
너무 쉽게 올라서 뭐 볼 게 있을까 했는데 막상 정상에서 바라보니 그야말로 절경인 풍경에 괜한 걱정을 했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높지는 않지만 오름 분화구 전체에 걸쳐 펼쳐진 억새들이 아침햇살을 받아서 불게 물들고 있었고 저 멀리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제주 동쪽 해안 풍경이 너무도 환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으론 형님 오름인 다랑쉬 오름 옆으로 저 멀리 한라산 정상이 또렷하게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이곳의 억새는 솔직히 다른 웬만한 억새 오름의 억새보다 훨씬 더 장관인 거 같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반대편 다랑쉬오름을 보니 저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훨씬 더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억새는 여기보다 못하겠지만요!^^
모두에게 힘들었던 한 해가 지나가고 있네요. 아무쪼록 이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서 우리 모두가 맘 편히 제주의 자연을 맘껏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