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말잡이와 맛있는 보말죽 그리고 보말전
제주 먹거리 중에서 좋아하시는 걸 들자면 먼저 제주 흑돼지가 있겠고요 그리고 옥돔이나, 갈치 등을 많이 찾으시죠? 그런데 오늘 소개할 이 보말도 요즘은 많이들 좋아하시는 걸로 압니다. 그래서 오늘 보말잡이와 보말죽 끓이는 법 그리고 보말전까지 소개합니다.
보말은 주로 보말죽으로 대부분 드시는데요, 오늘 제가 보말을 잘 잡는 법부터, 어디서 잡을 수 있는지 그리고 맛있는 보말죽과 보말 요리는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좀 전문적으로 알려드려야 할거 같아서 순차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보말 잡을 수 있는 곳(개방 어장) : 제주 어느 해변에나 보말은 있습니다. 그러나 보말 씨알이 크고 먹을 만한 게 많은 곳은 우리가 쉽게 들어갈 수 없습니다(주로 깊은 곳에 들어가야 큰 게 많지만 거기는 해녀분들이나 잡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간조 때 물이 빠진 이후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을 노려야 하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그 중 보말이 많이 나는 곳은 일반인들은 잘 알기 힘들고 또 많이 나는 곳을 찾았다고 해도 마을 공동어장이라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잘 못 들어가 채취하다 벌금을 낼 수도....ㅠㅠ) 그래서 오늘 소개 할 곳은 일반인들도 누구나 벌금 걱정 없이 커다란 보말을 채취할 수 있는 곳인데요, 제주 모슬포 인근에 자리한 일과2리 어촌계 마을어장입니다. 제주에 일반인들에게 개방한 어장이 얼마나 되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제 경험으로는 이곳이 가장 잘 잡히더군요. 참고로 제주 동쪽에도 이렇게 개방한 곳이 있는 줄 압니다만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해서 전 오늘 저희 집에서 가까운 이 곳만 알려드리겠습니다.
주소 :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2리 1389-10번지 일대 일과2리어촌계 마을어장
참조 : 시간은 09시에서 17까지(개인당 1kg까지 체취 가능하며 칼이나 도구 등은 사용금지)
2. 큰 보말이 많은 곳 : 어장이 개방되었다고 해서 누구나 큰 보말을 쉽게 잡을 수 있지는 않습니다. 일단 작은 바위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야 하고요 또 큰 보말을 잡기 위해선 약간의 수고가 필요한데요, 성인 남성이 들었을 때 힘이 좀 들어갈 정도의 바위들을 들춰내야 그나마 먹을만한 큰 놈들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욕심을 부려 너무 큰 바위들을 들춰내다간 5분도 안돼 지쳐 버리니, 자신이 무리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을 정도의 바위들을 들춰보면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크기의 보말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말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거북손이라 불리는 것도 많이 있는데요, 모 예능 방송에서 이걸 캐서 먹는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이제 이게 뭔지 잘 아시겠지만, 그래도 알려드리는 김에 이놈도 제대로 보여드립니다. 전 개인적으로 맛은 이 거북손이 더 좋은 거 같아요^^(거북손은 채취하실 때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시고 하셔야 합니다. 워낙 바위에 단단히 붙어 있고 날카로워서 잘못하면 손을 다치실 수 있습니다.)
3. 보말 삶기와 보말 까기 : 보말은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삶는 것도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 삶으면 보말이 수축되어 빼내기가 힘들고요, 덜 삶으면 약간 비린 맛이 납니다. 지금부터 알려 드리는 대로 삶으시면 누구나 쉽게 삶으실 수 있습니다. 먼저 보말을(만약 거북손도 있다면 함께 삶으시면 됩니다) 해감합니다. 보말은 육지 조개들처럼 모래가 많지 않아서 두 시간 정도만 해감 하시면 충분합니다(해감 하실 때 금속으로 된 수저 등을 넣으시면 잘 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난 후 깨끗이 씻어서 삶으시면 되는대요, 일단 물과 보말을 함께 넣고 끓이시다가 물이 끓기 직전 불을 끄시고 한 시간 정도 그냥 두셨다가 찬물로 헹궈 내시면 됩니다. 물이 끓어 넘칠 때까지 두시면 보말이 껍데기 안쪽으로 말려들어가서 잘 빠지지 않으니 주의하세요. 헹궈진 보말은 이수씨개나, 바늘 등을 이용해서 빼내시면 됩니다. 또 거북손도 함께 삶으셨다면 거북손은 바늘 같은 거 필요 없이 뾰족하고 딱딱한 부분 바로 밑을 꺾으시면 속살과 분리되는대요, 그 속에 보이는 분홍빛 살 부분만 드시면 됩니다.
4. 보말 손질 : 보말을 빼내다 보면 보말 내장처럼 보이는 부분도 같이 딸려 나오는대요, 바로 삶은 보말은 이 내장처럼 보이는 부분도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게 맛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삶은 보말로 요리하실 땐 이 부분을 따로 분리 안 하고 드셔도 상관 없지만, 쌉쌀한 맛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뜯어내고 요리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삶은 보말을 바로 드시지 않고 냉동실에 보관하시려면 반드시 이 내장 부분을 제거하고 냉동하셔야 합니다. 만약 분리 안 하시고 냉동 후 드시면 비린맛이 많이 납니다. 거북손은 내장을 먹을 수 없어서 손질 한 살만 그냥 냉동하시면 됩니다.
5. 보말죽 끓이기 : 손질한 보말을 먼저 참기름에 적당히 볶다가 물을 붓고 밥을 넣어서 끓이기만 하면 됩니다.
보말과 밥의 비율은 밥2 : 보말1 비율로 하시면 되는데요, 밥은 2보다 조금 더 넣으셔도 됩니다. 물은 밥과 보말 합쳐서1이면 물 3~4 정도 부으시고 점도를 봐 가며 끓이시면 됩니다. 그리고 더욱 맛있게 끓이시려면 간을 보실 때 소금 외에 굴 소스를 조금 넣으시면 더욱 맛있어집니다. 끓이실 때 계속 저어 주셔야 하는 건 아시죠^^
6. 보말전 : 보말전은 딱히 설명할게 없이 우리가 흔히 하는 파전처럼 만드시면 되는데요, 잘 손질한 옥파를 부침 반죽이 깔린 프라이팬 위에 깔고, 다음 그 위에 보말, 거북 손등을 올리고 다시 반죽을 붓고 부치시면 되는데요, 전 여기에 냉동실에 있던 새우도 함께 넣어서 해 봤습니다. 이렇게 신선한 재료로 만들었는데 맛이 없으면 이상하겠죠! 이런 게 제주 사는 재미가 아닌가 싶네요.
오늘은 제주를 맛으로 느낄 수 있게 포스팅을 해봤습니다. 보말잡이와 보말죽, 제주 오시면 꼭 한번 체험해 보시고 맛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