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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자연/제주의풍경

이제는 보내 줄 때가 되었습니다.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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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이 있지만 새별오름 나홀로나무를 소개합니다. 소개라기 보단 글로 쓰는 나만의 진혼곡이라 해야 할까요. 이제는 고사되어 사라질 날만 기다리고 있는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아직 못 가보신 분들을 위해 가장 최근의 소식을 전합니다.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1.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소개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가서 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도 제주를 방문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이지요. 다른 이름으론 왕따 나무로도 불리는데, 넓은 목초지 한가운데 홀로 우뚝 선 나무의 모습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게 된 게 아닌가 합니다. 나무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계절에 관계없이 새별오름을 뒷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또 한편으로는 묘한 연민의 감정까지 불러일으키던 감성적인 나무였는데 이제는 고사되어 사라질 날만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나무는 이름처럼 전혀 왕따의 서러움을 겪지 않고 오히려 인간 세상의 샐럽들처럼 너무 유명세를 타서 해가 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입니다. 처음 누군가 이 나무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후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제주에 가면 반드시 사진을 찍고 와야 되는 장소처럼 인식되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제대로 관리도 안됐고, 또 나무 자체에 대한 훼손도 심하게 돼서 이렇게 고사된 게 아닌가 합니다. 저도 그동안 여러 차례 찾아갔었지만 나무는 한 그루인데 사람들은 너무 많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고 매번 그냥 지나쳐 오다가 모처럼 쉬는 날, 사람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서 아침 일찍 다녀왔습니다. 아침 여명이 터 오는 시간에 햇살을 받으며 서 있는 모습은 저 나무가 진짜 죽은 나무인지를 있게 할 정도로 매혹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본 나무의 모습은 정말이지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이미 고사된 후라 나무 여기저기에 피어 있는 곰팡이부터 썩어서 벗겨져 내리는 나무껍질, 그리고 여름철인데도 불구하고 나뭇잎은커녕 작은 싹 조차도 보이지 않는 모습은 이 나무가 죽은 나무라는 것을 알게 해 주더군요. 그리고 나무 표면을 자세히 보니 마치 누군가가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무늬가 보였는데요, 저의 짧은 지식이긴 하지만, 그 무늬가 번개에 맞은 흔적같이 보였습니다. 그런 무늬가 나무 전체에 걸쳐 고루 펴져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만약 제예상이 맞았다면, 나무가  고사한 직접적인 원인이 아마도 번개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드 넓은 목초지에 나무 하나만 서 있었으니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네요. 뭐 이유야 어떻든 이미 나무는 고사했고 이제 나홀로나무는 머지않아서 우리들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되겠지요. 아직 나무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한 번쯤 방문하셔서 나무의 마지막 모습을 눈에 담아 가시기 바랍니다.

 

 

나홀로나무 입구 쪽 모습
주차 후 건너편에서 본 배수구 건너는 곳
부실한 나무 판
나무판이 매우 부실합니다.
끝 부분이 부서져 있어서 조심 하셔야 합니다.
끝 부분이 부서져 있어서 조심 하셔야 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나홀로나무
맨땅이 드러난 가는 길 모습
맨땅이 드러난 가는 길 모습
나무 근처 깊게 파인 길
나무 근처 깊게 파인 길
이달봉과 새별오름 사이의 나홀로나무
서서히 여명이 시작되는 풍경
서서히 여명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잎도 새싹도 없는 나홀로나무 모습
가까이서 본 나홀로나무. 잎도 새싹도 보이질 않습니다.
곰팡이로 보이는 푸른색 균류
곰팡이로 보이는 푸른색 균류
썩어서 떨어져 나가고 있는 나무껍질
번개의 흔적인 듯 보이는 무늬
저런 흔적들이 나무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저런 흔적들이 나무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떠오른 태양
떠오르는 태양
태양이 떠오르자 더욱 선명이 드러나는 나무 주변 깊게 페인 길
태양이 떠오르자 더욱 선명이 드러나는 나무 주변 깊게 페인 길
나무는 고사했지만 나무가있는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길 바닥 가까이서 본 모습.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지 풀 한포기 자라 있지 않습니다
길 바닥 가까이서 본 모습.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지 풀 한 포기 자라 있지 않습니다

돌아나오면서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한컷
이제 마지막이라니 더 아쉬워 집니다.

 

2. 제주 인기 있는 관광지의 문제들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서 고사했든 번개에 의한 것이든 중요한 건 나홀로나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제주의 여러 동식물들과 자연은 우리가 관리하고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제주 여행 가서 그런 거 까지 생각하나 하실지 모르지만 생각하셔야 합니다. 차 후 제주 쓰레기 문제도 제 포스팅에서 다루겠지만, 지금 제주의 모든 관광지 들은 몰려드는 사람들이 버리는 쓰레기와 그들이 훼손한 환경들로 너무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멋지고 좋은 장소를 가더라도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쓰레기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되고, 목적지를 가는 동안의 길가에도 조금이라도 차량이 뜸한 곳을 가다 보면 어김없이 뭉텅이로 흩어진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또 경치 좋은 곳을 가봐도 누군가가 훼손해 놓은 자연의 아픈 생체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과연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나는 아니야 하면서 그냥 넘어가면 되는 문제일까요? 오늘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몇 분이나 될지는 모르지만, 제 글을 끝까지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저의 이런 문제 제기에 공감하신 분들이라 생각하고, 또 그런 분들께는 정말로 죄송합니다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니고, 나라도 이런 것들을 못하게 선의의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항상 부끄러움은 잘못을 저지른 자가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선한 대다수의 사람들의 몫이란 걸 잘 압니다만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그냥 일반인인 저의 눈에도 제주의 환경오염과 훼손은 정말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제주의 오름들이 몇 년에 한 번씩 휴식년에 들어가는 이유도 같은 이유에서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오늘 소개하는 이유는 저의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라도 한번 가셔서 그냥 포토 사진 한 장 찍고 가시지 마시고, 고사한 나무가 주는 의미를 한 번쯤 되새겨 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시나브로 사라 질 나무이기에 제주에 오신다면 마지막의 모습을 함께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찾아가는 길

나무가 고사한 걸 벌써 AI는 인지했는지 일부 검색창에는 검색이 되질 않더군요. 일단 주소지를 알려 드리고 아래 지도에 위치를 표시해 놓았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곳은 따로 주차장이 없고 길가 갓길도 매우 협소합니다. 또 길 가장자리 표면의 상태도 좋지 않아서 운전이나 주차가 서투신 분들은 주변 넓은 장소를 찾아서 주차하신 뒤 걸어가시는 걸 권합니다. 그리고 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려면 배수로를 건너야 하는데 배수로 건너는 나무판이 매우 부실하고 위험하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새별오름 나홀로나무 주소 :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산30-8